"원래 글 쓰는 것을 싫어했는데, 책을 읽다 보니 좋아하게 됐어요. 독서를 하니 생각이 계속 떠올라서 쓸 수 있는 양이 많아졌고, 내용도 좋아졌어요."(백송이 한빛중 1학년)
"주말에는 놀고, 평일 쉬는 시간에는 주로 책을 읽어요. 독서의 장점은 책을 읽고 나에게 오는 교훈을 통해 내 삶을 되돌아 볼 수 있다는 점 같아요. 아침 독서에 참여하는 시간만큼 책을 꾸준히 많이 읽고 싶어요."(신수빈 한빛중 1학년)
아직 1교시 수업이 시작되지 않은 오전 8시, 이른 시각부터 파주 한빛중학교의 도서관은 학생들로 가득합니다. 저마다 읽고 싶은 책을 손에 들고 독서로 하루를 시작하는 것입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아침독서활동으로 수십 권의 책을 읽었다는 학생들이 다수입니다. 심지어 "독서를 위해 아침에 한 시간 일찍 일어나게 됐다"고 말하는 여학생도 있었습니다.
◇'책수다'활동에서 시작된 45분 아침독서
신기석 수석교사가 진행하는 한빛중학교의 아침독서 활동은 2010년부터 진행된 '책수다'(책을 읽고 수시로 모여 다 말한다)활동이 모티브가 됐습니다. 한 달에 두 번, 격주 토요일마다 책 속에 등장하는 국내외 역사의 현장에 직접 방문해 체험활동을 하고, 책 속의 중요 장면을 발췌해 낭독을 하는 등 독서를 기반으로 한 다채로운 활동을 진행해 왔습니다.
좀 더 많은 학생들에게 책을 읽히기 위한 시도를 해왔다는 신 수석교사는 9시 등교가 시작되면서 아침 자투리 시간을 활용한 독서 모임을 만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렇게 60여명의 학생이 모인 한빛중학교 인문독서반은 매일 오전 8시부터 8시 45분까지 45분 동안 책을 읽고, 인상적인 구절과 느낌을 한 줄로 기록하고 있습니다. 책을 다 읽으면 그동안 쌓인 구절과 느낌을 모아 서평을 작성하고, 친구들과 토론하는 시간도 갖는다고 합니다.
신 수석교사는 "아이들이 요새 스마트폰이나 컴퓨터를 주로 접하다 보니 책을 읽을 시간이 많이 없고, 깊이 생각할 시간도 부족하다"며 "사고의 가장 유연한 측면을 가진 중학교 시기의 아이들에게 책을 읽히면 좋겠다는 생각에 모임을 만들었다"고 전했습니다.
자유학기제를 맞아 한빛중은 학생들에게 '진로 독서' 활동도 적극 권장하고 있습니다. 자유학기제를 경험하게 될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서적들을 필수적으로 읽도록 한 것입니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 한빛중 학생들은 1학년 시기에 3권 정도의 진로 관련 서적을 읽게 된다고 합니다.
◇목표는 3년 동안 책 100권 읽기…"계속 책 읽고 싶어요"
아침독서 활동의 궁극적인 목표는 3년 동안 100권의 책을 읽는 것입니다. 이를 위해 신 수석교사는 문학, 역사, 철학 등의 분야에서 인문도서 100권을 선정하고, 독서 수준(성인, 중·고등학생, 중학생)에 따라 3단계로 나눴다. 학생들이 읽기 쉬운 책을 통해 독서의 흥미를 높이고, 때로는 어려운 책을 스스로 선택해 성취감을 느낄 수 있도록 한 것입니다.
신 수석교사는 "하지만 추천독서 목록의 책들을 강제적으로 읽기를 원하지는 않는다"며 "책 읽는 습관을 기르는 것이 우선이기 때문에 본인이 좋아하는 책을 먼저 읽고 이건 나중에 도전해도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렇다면 아침독서활동을 학생들은 어떻게 느끼고 있을까요? 아침독서활동을 통해 53권의 책을 읽었다는 이다경(한빛중 3)양은 "독서활동 전에는 글로 된 책보다는 만화로 된 책을 주로 읽었다"며 "친구의 권유로 이곳에 와서 선생님이 추천해 주신 책을 읽다보니 읽을수록 책에 대한 욕심이 생겼다"고 전했습니다.
이전부터 책수다 활동에 참여해 왔다는 서다은(한빛중 2)양은 "선생님이 선정해 주신 글을 읽고 한 가지 주제로 토론하는 시간이 가장 재밌다"며 "이번 방학 때는 평소 어렵고 지루하다는 생각에 읽지 않았던 철학책을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전했습니다.
신 수석교사는 "아이들이 책을 꾸준히 읽는 습관이 생기면서 주변 상황의 갈등을 이해하는 폭도 넓어진 것 같다"며 "책을 읽으면 생각이 논리적으로 만들어지기 때문에 발표능력도 향상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출처] 자유학기제 웹진 꿈트리 VOL.06